Term — T-002
赤形, The Red-type
과거 스칼렛이라고도 불리던 붉은 눈의 침략종.
경계 북쪽, 아르카디아에 거주하는 이종족. 붉은 눈을 공통 형질로 하며, 마력계를 주체적으로 조작하여 물리계에 작용을 미칠 수 있는 존재로 알려져 있다. 그 작용은 통칭 마법이라 불린다. '적형'이라는 명칭 자체는 이들이 스스로를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체제가 그 안구 발광 형질에 근거하여 분류상 붙인 타칭으로, 개체를 색으로 유형화하는 체제의 명명법을 따른 것이다.
이들은 200년 전 전쟁을 일으킨 주범이며, 마법을 능동적으로 행사하는 유일한 존재라는 점에서 물리계 주민과 근본적으로 구별되어 왔다.
적형이 행하는 마법은 마력계를 조작하여 그 작용을 물리계로 이끌어내는 일련의 현상을 가리킨다. 다만 '마법'이라는 단일한 명칭은 그 실상을 크게 단순화한 것으로, 마력계에서 물리계로 향하는 작용의 방식은 개체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가령 어떤 개체는 마력계의 에너지를 진동의 형태로 물리계에 전이시켜, 온도·전자기·음향 등 다양한 진동 현상을 발생시키거나 소거한다. 또 다른 개체는 물리계와 마력계 사이의 결손된 정보를 매개로 강체에 직접 작용을 가하거나, 사물이 지나온 궤적과 그 구성 정보를 역산해낸다. 이처럼 개별 작용은 제각기 다르나, 그 방식들은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지 않고 몇 갈래의 계통으로 묶인다. 어떤 계통의 작용을 행사할 수 있는가는 개체마다 정해져 있으며, 하나의 개체가 복수의 계통에 걸치는 경우와 단일 계통에 국한되는 경우가 모두 관측된다.
적형은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마법의 계통에 따라 1글자 미들네임을 부여받는다. 곧 개체의 이름 가운데 한 자리는 그가 어떤 방식으로 마력계를 다루는가를 지시하는 표식으로 기능하며, 이름을 통해 그 개체가 속한 작용 계통을 가늠할 수 있다. 이 명명 규칙은 적형 사회 내부의 것으로, 체제가 부여한 타칭인 '적형'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오늘날 경계 남쪽에서 적형을 직접 목격하는 일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 부재가 길어지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적형이 실재하는 종족인가 자체가 의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200년 전의 전쟁과 결부된 기록이 남아 있음에도, 당대에 그들을 직접 접한 이가 없는 세대에게 적형은 검증되지 않는 전승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